AI가 아까 한 말을 잊어버릴 때 (2화)
대화가 길어지면 AI가 처음에 정한 규칙을 잊고 딴소리를 시작합니다. 고장이 아니라 구조 때문인데, 이 글은 그 이유와 대처법 두 가지 — 비우기와 압축 — 를 언제 쓰는지까지 알려줍니다.
작업을 한참 하다 보면 이런 순간이 옵니다. 분명 처음에 "버튼은 파란색으로 통일해줘"라고 했는데, 한 시간 뒤 AI가 초록 버튼을 만들어 놓고는 뭐가 잘못됐는지도 모릅니다.
이건 AI가 게을러서도, 고장나서도 아닙니다. 구조 때문이고, 알고 나면 대처할 수 있습니다.
왜 잊어버리나요?
AI는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이 정해져 있습니다. 이 한도를 컨텍스트 윈도우라고 불러요. 창문 크기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.
대화가 그 창보다 길어지면, 오래된 앞부분부터 창 밖으로 밀려납니다. 밀려난 내용은 AI가 "잊은" 게 아니라 아예 안 보이는 상태가 됩니다. 그래서 물어봐도 모릅니다.
[대화 초반] 창 안 ▸ 버튼은 파란색 · 로그인 폼 · 검사 규칙
[대화 후반] 창 안 ▸ 검사 규칙 · 회원가입 · 스타일 정리
창 밖 ▸ 버튼은 파란색 ← 안 보임가장 먼저 밀려나는 게 대화 맨 처음에 정한 규칙이라는 게 고약한 점입니다. 보통 제일 중요한 걸 처음에 말하거든요.
얼마나 찼는지 어떻게 보나요?
/context 를 치면 지금 창이 얼마나 찼는지 보여줍니다. 감으로 짐작하지 말고 이걸 보세요.
대화가 길어졌다 싶으면 한 번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됩니다. 여유가 있으면 그냥 계속 가고, 꽉 차 있으면 아래 둘 중 하나를 합니다.
비우기와 압축, 뭘 골라야 하나
방법은 두 가지고, 판단 기준은 딱 하나입니다.
지금 하던 일이 끝났는가?
/clear 비우기 | /compact 압축 | |
|---|---|---|
| 남는 것 | 없음 | 요약된 맥락 |
| 쓰는 때 | 일이 끝나고 다른 작업으로 | 일이 안 끝났는데 창이 찰 때 |
| 이어서 | 처음부터 새로 | 하던 작업 계속 |
일이 끝났는데 압축만 하면, 끝난 작업의 요약이 계속 따라다니면서 새 작업을 하는데도 AI가 자꾸 아까 그 파일 얘기를 꺼냅니다. 반대로 일이 안 끝났는데 비우면 "아까 정한 그 방식대로 해줘"가 안 통해요.
압축하면 뭘 잃나요?
압축은 요약입니다. 그리고 요약은 구체적인 것부터 버립니다. 아래를 직접 눌러보세요.
- 나버튼 색은 #2e86ab 로 통일해줘.
- AI모든 버튼을 #2e86ab 로 맞췄어요.
- 나src/pages/login.tsx 에 로그인 폼 만들어줘.
- AI이메일·비밀번호 입력과 제출 버튼을 넣었습니다.
- 나비밀번호는 8자 이상으로 검사해줘.
- AI검사 규칙을 추가했습니다.
- 나이제 회원가입 페이지도 만들어줘.
대화 7턴이 그대로 쌓여 있어요. 길어질수록 자리를 많이 차지합니다. 압축하기를 눌러보세요.
파일 이름, 색상 코드, "8자 이상" 같은 숫자가 먼저 사라지는 게 보일 겁니다. 그래서 압축 직후에 AI가 갑자기 엉뚱한 파일을 고치겠다고 하거나, 이미 그만두기로 한 방법을 다시 제안하는 일이 생겨요.
이럴 때 고장났다고 생각하지 마세요. 요약에서 그 부분이 빠졌을 뿐입니다.
애초에 덜 차게 하려면
압축은 이미 찬 다음에 쓰는 대증요법입니다. 근본 처방은 따로 있어요.
- 작업 단위로 끊기. 하나가 끝나면
/clear하고 새로 시작하기. 대화 하나를 하루 종일 끌지 않기 - 파일을 통째로 읽히지 않기.
@를 친 뒤 이름을 골라 필요한 파일만 집어주기 - 오래 갈 규칙은 대화가 아니라 파일에 적기. 이건 5화에서 다룰 프로젝트 메모리 파일 얘기인데, 여기에 적어두면 매 대화에 자동으로 실려서 압축돼도 안 사라집니다
세 번째가 가장 효과가 큽니다. "버튼은 파란색" 같은 규칙을 매번 대화 첫머리에 쓰고 있다면, 그건 파일에 들어가야 할 내용이에요.
실습 — 일부러 잊게 만들고 되살리기
1화에서 만든 claude-test 폴더에서 이어서 합니다.
cd ~/claude-test
claude1. 맨 처음에 규칙을 하나 정해줍니다. 이게 나중에 밀려날 대상이에요.
앞으로 만드는 모든 글자는 진한 남색으로 해줘. 이 규칙 잊지 마.2. 이제 관계없는 일을 몇 개 시킵니다. 대화를 길게 만드는 게 목적이에요. 네다섯 번 정도 주고받으세요.
소개 페이지에 자기소개 문단을 세 개 더 늘려줘연락처 섹션도 만들어줘링크를 다섯 개로 늘리고 설명도 붙여줘3. /context 를 쳐서 얼마나 찼는지 봅니다. 처음보다 늘어난 게 보일 거예요.
4. /compact 로 압축합니다.
5. 압축 직후, 이걸 물어보세요.
지금 이 프로젝트에서 내가 정한 규칙이 뭐였지?남색 규칙을 기억하고 있으면 요약이 잘된 것이고, 잊었다면 방금 창 밖으로 밀려나는 걸 직접 본 겁니다. 둘 중 뭐가 나와도 이 실습은 성공이에요 — 요약이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리는지 감이 생기는 게 목적입니다.
이 화에서 얻어야 할 것
- AI가 앞말을 잊는 건 고장이 아니라 창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
/context로 얼마나 찼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- 일이 끝났으면
/clear, 안 끝났으면/compact - 압축은 구체적인 것부터 버리므로, 오래 갈 규칙은 대화가 아니라 파일에 적는다
다음 화에서는 AI에게 정확히 시키는 법을 다룹니다. 파일을 콕 집어 지정하는 @, 터미널 명령을 직접 실행하는 !, 그리고 큰 작업을 맡기기 전에 계획부터 받아보는 법입니다.
자주 묻는 질문
- AI가 아까 한 말을 잊어버리는 건 버그 아닌가요?
- 버그가 아닙니다. AI는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이 정해져 있어서, 대화가 그 한도를 넘으면 오래된 앞부분부터 밀려납니다. 밀려난 내용은 AI에게 애초에 안 보이는 상태가 됩니다.
- /clear 를 누르면 만들던 파일도 지워지나요?
- 아니요. 대화만 비워지고 파일은 그대로 남습니다. 지운 대화도 /resume 으로 다시 불러올 수 있습니다.
- /compact 와 /clear 중 뭘 써야 하나요?
- 하던 일이 아직 안 끝났으면 /compact, 일이 끝나고 다른 작업으로 넘어가면 /clear 입니다. 이 글에서 판단 기준을 자세히 다룹니다.
- 압축을 하면 대화가 이상해지는 것 같아요.
- 정상입니다. 압축은 요약이라 파일 이름이나 숫자 같은 구체적인 정보가 먼저 사라집니다. 압축 직후에는 AI에게 지금 상황을 정리해보게 시키고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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